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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TNAM · 하노이

하노이의 쌀국수와 오토바이 소음

호안끼엠 호수 근처 좁은 골목의 아침, 그리고 쌀국수 한 그릇

하노이에서 깨어나면 소리가 먼저 들어온다.

오토바이 소리, 경적 소리, 어딘가 가게에서 냄비 부딪히는 소리. 커튼을 치지 않으면 새벽 여섯 시부터 방 안이 환해진다. 처음 이틀은 불편했는데, 사흘째부터는 자연스럽게 그 소리에 눈이 떠졌다.

쌀국수를 찾아서

숙소 주인 아주머니가 손으로 지도를 그려줬다. 구글 맵 대신 종이에 그린 약도. '여기, 여기 돌면, 초록 간판, 아침에만'이라고 짧은 영어로 설명했다.

약도를 따라 걸으니 10분도 안 돼서 찾았다. 바깥에 플라스틱 의자 몇 개를 놓고, 주방은 노상에 있는 그런 집.

메뉴는 쌀국수 하나였다.

커다란 양은 그릇에 뜨거운 국물이 넘칠 듯 채워지고, 숙주와 고수는 따로 놓아줬다. 테이블 위에는 라임 반쪽과 고추가 있었다.

4만 동. 우리 돈으로 2천 원 조금 넘는다.

호안끼엠 호수 아침

쌀국수를 먹고 호수 쪽으로 걸었다. 아침 일곱 시의 호안끼엠 호수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태극권 하는 어르신들, 조깅하는 사람들, 호수를 보며 앉아 있는 사람들.

관광객은 별로 없었다. 다들 그 시간엔 잠들어 있으니까.

하노이를 좋아하게 된 건 그 아침 시간 때문이다. 도시의 진짜 속도를 보는 것 같았다.

미로 같은 구시가지

오후에는 하노이 구시가지를 걸었다. 길이 얼기설기 얽혀 있어서 지도를 보다가도 금방 길을 잃었다. 그런데 길을 잃는 게 나쁘지 않았다.

어느 골목에서는 국수 면을 말리고 있었다. 어느 골목에서는 헬멧만 파는 가게가 세 개 연속으로 있었다. 어느 골목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향 냄새가 풍겨왔다.

베트남은 맛으로 기억되는 나라다. 먹을 때마다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항상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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