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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 파리

파리, 에펠탑보다 빵집이 좋았다

관광지 말고 파리 사람들처럼 보낸 일주일의 기록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다. 물론 갔다. 줄이 길었다. 사진도 찍었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건 골목 모퉁이 빵집에서 크루아상 하나 사서 센 강 옆 계단에 앉아 먹던 아침이었다.

파리의 빵집

파리에서는 어디서든 빵집이 보인다. 블랑제리(Boulangerie) 간판이 달린 작은 가게들이 골목마다 있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동네 사람들이 있다.

처음 이틀은 숙소 근처 빵집을 찾아서 갔다. 크루아상 하나에 1.2유로. 버터 향이 나는, 결이 살아 있는 크루아상.

서울에서도 크루아상을 자주 먹었는데 맛이 다르다. 뭐가 다른 건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그냥 다르다.

마레 지구 산책

에펠탑에서 사진 한 장 찍고는 마레 지구를 주로 걸었다. 갤러리도 있고, 편집숍도 있고, 팔라펠 가게도 있는 동네.

일요일 오후엔 팔라펠 골목에서 20분 줄을 서서 팔라펠 샌드위치를 먹었다. 7유로. 배터지게 맛있었다.

길을 걷다 보면 파리지앵들이 카페 테라스에 앉아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한 시간씩 앉아 있는 게 이상하지 않은 도시.

나도 며칠 지나니까 그렇게 됐다.

루브르 말고 오르세

루브르는 너무 컸다. 반나절을 쓰고도 절반도 못 봤다. 다리가 아팠다.

오르세 미술관이 더 좋았다. 인상파 그림들이 모여 있는데, 모네의 수련 연작 앞에 서서 한참 있었다.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느낌.

미술관에서 그런 경험을 한 건 처음이었다.


파리는 기대보다 좋은 도시였다. 기대가 너무 높으면 실망하기 쉬운데, 관광지 대신 일상 공간을 걸었더니 그 기대가 빗나갔다.

다음에 오면 아파트를 빌려서 한 달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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